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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철 칼럼] 북한, 절망과 희망 사이

작성자 유라시아협력센터 | 날짜 2020.10.15

[한겨레]

 

지난달 발생한 서해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에 이어 지난 주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앞세운 열병식까지 굵직굵직한 북한 관련 뉴스가 이어졌다. 대체로 절망적이거나 기이한 소식들이지만 실낱같은 희망의 여지도 없진 않다.

서해상에서 북한군이 우리 공무원을 총격 살해한 사건은 절망에 가깝다. 아무리 코로나 상황이 위중하더라도 해상에서 부유물에 의지해 표류 중인 남쪽 민간인을 6시간 동안 신병을 확보하고서도 조직적으로 사살했다는 건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1991―공산주의 붕괴와 소련 해체의 결정적 순간들>에서 마이클 돕스는 1983년 소련의 대한항공 007편 격추 사건을 두고 이렇게 적었다. “수십년간 자발적 고립으로 곁길로 새게 한 체제,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새로운 도전을 유연하게 다룰 능력이 없는 체제, 상식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체제의 총체적 우둔함을 보여줬다.”
 

공무원 피격 사건은 대한항공기 사건과는 매우 다르지만 북한 체제가 크게 오작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 사건은 북한이 아직 전근대적 폐쇄사회이고, 이념이나 체제 앞에선 사람 목숨조차 가벼이 여기는 야만 상태에 놓여 있다는 걸 보여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흘 만에 “대단히 미안하다”고 발 빠르게 사과한 것은 다행이다. 불미스러운 일만 생기면 막무가내였던 그간 북한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사건에 대한 북한 설명은 여전히 의문투성이이긴 하다.
 

(이하 생략...)

 

백기철 편집인

 

출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5449.html#csidxf6599163d8fcb129e50adb8a31637b3